우리의 주거 공간을 대부분 이루고 있으며 때로는 무기로도 사용될 수 있는, 콘크리트가 가지는 이중적인 성격에 매력을 느낀 일본 사진작가 타키자와 히로시의 사진집 『Mass』는, 작가가 최근 제작하고 있는 돌, 콘크리트 작업에 새로운 해석을 더한 사진들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는 세상의 다양한 표면을 촬영, 스캔하여 이미지를 수집하는 것으로부터 작업을 한다. 이후에 수집된 이미지 조각들을 비교함으로써 이 사회에서 현실과 허구의 괴리뿐만 아니라 자신의 관점 또한 성찰하려고 하며, 사진 속에 내장된 기억, 콘크리트 내부에 압축된 모양과 시간이 가지는 이미지와 그에 따른 부재를 추구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책에 등장하는 사진들은 서로 다른 질감의 두 종류의 종이에 다양한 크기로 배치되어 있다. 페이지는 별도로 잘려 있고 각 페이지의 크기는 다음 페이지와 달라, 특별한 종류의 책 제본으로 적용되어 있다. 이러한 책 내지의 파편적인 판형은 모든 페이지가 다른 질량을 가지며,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시간과 기억이 담긴 돌, 바위, 벽, 바닥, 가구, 그리고 건축과 관련된 콘크리트를 활용한 이미지가 펼쳐져 있어, 평면적인 세계와 입체적인 조각 작품과의 관계 속에서 고민하는 작가의 흔적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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