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콜러의 『After』는 인생의 동반자 마리아의 죽음을 뒤이어 탄생했다. 격변의 사건을 맞고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콜러는 조심스레 지나간 사진 아카이브를 살펴본다. 함께 만들기로 기약했던 영상작업을 위해 마지막 2년간 같이 각종 연구소를 함께 방문했던 기록과 그 안의 시간, 장소, 물질을 훑는다. 아카이브에 다가서기도 어려웠던 시기부터, 집착적으로 사진을 살피는 단계에 이르기까지, 콜러는 점차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숨겨진 맥락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이전이 어떻게 이후 안으로 도약하는지, 나아가 가장 기다려지던 일이 어떻게 늘 예측불가한 상황을 낳는지에 대한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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