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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움콘

2025.10.17 ~ 2025.10.30

작가ㅣ라움콘

테크 메이트ㅣAllagrando Industries

사운드 엔지니어ㅣstudio 0918

주최, 주관ㅣ라움콘

후원ㅣ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라움콘의 대화는 반복과 관찰로 이뤄진다. 왼쪽 뇌 측두부 손상으로 *베르니케 실어증 Wernicke’s aphasia 을 갖게 된 라움콘 Q레이터에게 말은 때때로 단어와 단어 사이가 뭉쳐진 소리로 들리기 때문이다. 그는 이방인처럼 타인을 통해 모국어를 번역 받지만 호환되지 못한 말은 알 수 없는 기호가 되어 괴이한 거리감으로 남겨진다고 한다. 나는 주어가 상실된 그의 말이 궁금해서 반복적으로 질문하고 빈 기호가 되어버린 단어를 찾아내곤 하는데 그 과정은 스무고개 게임 같고 때론 똑같은 오류를 반복적으로 시도하는 것 같다. 


이해되지 않는 언어를 관찰하는 그와 이해할 수 없어서 계속 설명하는 나는 일상의 다양한 상황과 관계 사이에서 다른 속도의 언어가 충돌하고, 실패와 단절이 발생하며 생겨나는 공허한 틈을 주목하였다. 웃음 소리는 들리지만 웅웅거리는 말 소리는 이해할 수 없는 순간, 단어와 단어가 연결되며 길어진 문장의 끝트머리에서 증발 되버린 말의 의미, 느린 몸의 움직임으로 대화하는 곳으로 이동했을때 대화가 끝나버린 상황, 에서 구멍이 뚫린듯 발생하는 틈은 나타났다, 사라지길 반복한다. 우린 다양한 틈이 발생하는 순간을 낙서 같은 드로잉으로 기록하며 틈의 찰나를 관찰했다. 그리고 서로 다른 신체 조건으로 느꼈던 틈의 순간과 속도의 다름으로 생겨난 틈의 간극을 ‘인터렉티브가 안되는 인터렉티브’로 정의하고 기술과 예술의 융합 형식을 빌려 구현한다.


라움콘

라움콘은 문화예술 기획자 Q레이터가 *베르니케 실어증 Wernicke's aphasia 상태에서 사용한 착어이자 비언어로 원래는 ‘양치질’을 의도하여 사용한 단어다. 


2018년 10월 7일 갑작스런 뇌출혈로 장애를 갖게 된 문화예술 기획자 Q레이터와 시각예술작가 송지은으로 구성된 아티스트 듀오 라움콘은 마비된 신체 기능을 재활 Rehabilitation 하는 과정에서 예전과 다른 몸으로 경험하는 일상을 관찰하고 기록하여 다양한 창작물을 생산한다. 개인전 《울림만 있다면》(논스케일드, 2024), 《한 손 젓가락, 숟가락 그리고 포크》(아르스페이스, 2023), 《한 손 그릇》(파아프랩, 2022), 단체전 《열개의 눈》(부산현대미술관, 2025), 《욕망 대신 희망》(광주시립미술관, 2024), 《여기 닿은 노래》(아르코 미술관, 2024), 국제협력리서치 워크숍 《예술과 연약함》(모두예술극장, 2024) 외 다수 프로젝트와 전시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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