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Balcony Project

이민희 개인전

2023.07.12 ~ 2023.07.23

작가ㅣ이민희

영상ㅣ땅도프로덕션

퍼포머ㅣ이민희, 추현실

사진ㅣ이영

디자인ㅣLabo.M art & culture

후원ㅣ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발코니 프로젝트》는 이민희 작가가 진행 중인 발코니(Balcony) 공간에 대한 연구를 중심으로 중간 지대이자 사이 공간의 소통 가능성을 영상, 퍼포먼스, 입체, 회화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실험하는 프로젝트이다. 작가는 주관적이고 사적인 일상의 감각들을 다각적으로 실험하고 객체화시켜 공적인 영역인 예술 담론으로 치환시킨다. 2018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주제로 다루고 있는 발코니 연작 역시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한다. 결혼 후 집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던 작가는 어느 날 빨래를 널고 밖을 바라보다 문득 발코니 공간을 ‘발견’한다. 건물 외벽에 접한 돌출부로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사이 공간인 발코니는 보는 이의 시점에 따라 밖이 되기도 안이 되기도 하는 안과 밖의 특징을 모두 아우르기도 하는 열린 공간이다. 예술가로, 사회인으로, 여성으로 온전한 소속감을 느끼기 어려웠던 시기에 작가는 발코니라는 텅 빈 작은 공간에서 하나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사적 점유가 가능한 동시에 외부와의 소통이 가능한 이 중간 지대는 작가의 주요 테마가 된다.

전시는 발코니를 주제로 한 동명의 퍼포먼스·영상 작품 〈발코니 프로젝트〉 1, 2, 3을 병치하여 보여준다. 프로젝트별 이동 경로는 모두 다르지만, 세 편의 영상은 공통적으로 발코니에 서서 바깥을 바라보던 작가의 페르소나가 돌연 발코니 형태의 구조물을 끌고 집을 나서 거리로 나와 도시 공간을 가로질러 어딘가에 도달한다는 간결한 플롯을 가진다. 복잡한 장치나 극적 연출 없이 퍼포머는 발코니를 끌고 소란스러운 도시 공간을 보폭이 허락하는 만큼의 일정한 속도로 걷는다. 건널목에선 신호등을 기다리고, 좁은 길에서는 다른 보행자들에게 차례를 양보하기도 하며 주인공은 무덤덤하게 자신만의 빈 공간을 데리고 하나의 일상에서 또 다른 일상 속으로 나아간다. 초기 영상인 〈발코니 프로젝트1〉(2021) 은 작가가 살던 용인 집의 발코니에서 출발해 기흥호수를 거쳐 궁평항에 이르는 경로를, 같은 해에 제작한 〈발코니 프로젝트2〉(2021) 는 동작구 상도동 에서 출발해 한강대교를 건너 이촌한강공원에 도달하는 경로를 보여준다. 앞선 두 프로젝트가 집에서 출발해 호수, 바다, 강 등 전망이 확 트인 수변 공간을 향한 이동이었다면 2023년 작품인 〈발코니 프로젝트3〉 의 경우 평창동 집에서 출발해 전시가 진행되는 더레퍼런스로 이어지는 변화를 보인다. 발코니는 이렇듯 내부와 외부, 사적인 사유의 공간과 공적 담론의 공간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기능한다. 전시에는 영상작품 외에도 생활 속 종이를 재활용한 발코니 입체 연구 〈매일의 공간 연습〉(2019-2023)과 발코니 공간의 상징적, 추상적 이미지를 탐구하는 <발코니 드로잉> 연작도 함께 선보인다.

이민희 Lee Minhee
이민희 작가는 퍼포먼스, 영상, 회화, 입체 등 다양한 매체를 다루는 작가로 일상에서 관찰되는 사소하지만 벗어나기 힘든 절박한 상황을 관찰하거나 개입하여 새롭게 생각해보기를 즐긴다. 그 불편한 현상을 다소 생경한 행동으로 표현하는 방식으로 주제를 낯설게 보도록 유도한다. 2022년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 박사과정을 졸업 했으며 이화여자대학교 회화/판화과에서 학부를 졸업 후 한국예술종합학교 입체전공으로 전문사과정을 졸업했다. 개인전으로는 《헬로우, 발코니 프로젝트1》(2021, 화성시 장지천로), 《인사이드아웃》(2020, 매홀 창작스튜디오), 《날개 아래》, (2020,예술공간 서로) 등이 있으며 2019~2020 태장동 매홀창작 스튜디오 입주작가로 활동했다. 그 외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한 바 있다. 2018년부터 발코니를 주제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작품을 꾸준히 제작하고 있다.